청초한 그녀의 삶_책리뷰_난설헌
어여쁜 표지에 눈길이 갔다가
슬픈 그녀의 표정에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녀의 삶은
그녀는 어떤 모양일까?
그녀의 이름은 허초희,
글을 좋아하고
시작을 좋아하는 그녀는
미색마저 출중한데다가
당대최고 문중이라 일컬어지던
허씨가문의 허엽의 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집안끼리의 혼약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정인을 가슴에 묻고
열여섯이 되던해 안동김씨가문의
성립이라는 남편과 혼인을 한다.
이후의 그녀의 삶은 눈물과
인내와 침묵으로 어룽지게된다.
한 사람의 삶에서 겪을 수 있는
고난과 환난의 크기를 숫자로
세어 본다고 한다면
그녀가 겪은 고난과 환난은
제곱수의 제곱수만큼이지 않을까?
시어머니의 냉대와 언어폭력에 시달리다못해
귀를 접듯 그 말을 잊으려는 행동을 보이기도하고
남편의 우유부단함과 자격지심에의한 공감결여의
모습은 의지처를 잃게 하였다.
그녀의 삶속에
계속이어진 생과 사의 이어짐속에 이어진
아픔과 슬픔..
무수한 아픔과 슬픔속에서도
그녀를 견디게 한것은
단어과 어절로 이루어진
시와 글이었다.
마음둘곳없이 헤매이는
그녀의 가슴속
불어오는 시구들은
그녀의 손끝에서
그리움과
비애와
사랑과
소망을 품은
시가 되어져 나아갔다.
제비는 처마 비스듬히 짝 지어 날고
지는 꽃은 요란스럽게 비단 옷 위를 스치누나
규방에서 기다리는 마음 아프기만 한데
풀은 푸르러져도 강남에 가신 님은여지껏 돌아오지 않네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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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3 유산으로 아이를 잃고 지은 시
그렇게 그녀가 남긴 시어들에는
조각조각 이어진
삶의 순간들이
한자락 기억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속에
그리고
머릿속에
그어지고
씌여진다.
아프고 시린 그녀의 삶이
그토록 청초했던 이유는
그녀의 삶을 통해 전해진
고고함과 수려, 단아함이
그려지듯 보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결박하는 것도 남이 결박하는 것이 아니고, 결박을 푸는 것도 남이 푸는 것이 아니라. 풀거나 결박하는 것이 남이 아니므로 모름지기 스스로 깨달아야 하느니. 얻고 읽음과 옳고 그름을 한꺼번에 놓아버리면, 놓아버릴 것이 없는 데까지 이르고, 놓아버릴 것이 없는 그것까지도 다시 놓아버려야 하는데......
p.238 초희의 추억속 지나가던 스님이 아버지에게 남긴 말
알 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풀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말은
어느새 가슴속에 자리하여 그녀의 삶이 이어지게 하는
줄기가 되어주었다.
줄기속에 새겨진 말들은 그녀의 입속에서 다짐말이 되어
쏟아져 나왔다.
'나는 강가의 모래알이지'
모래알이 모래알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면
그 어찌 모래알이 될까?
난설헌,
허초희
오롯이 그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없었던
그녀의 삶의 일련의 모습들이
가지런한 줄글로 적혀져있던 이 책,
아마도 한동안은 그녀의 눈물로 어룽진 삶이
생각나 마음이 아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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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책이름 : 난설헌
지은이 : 최문희
펴낸곳 : 다산책방